불행은 무엇에서 잉태되는가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2020-01-28     경남일보
오스트리아 여왕 마리아 테레자아의 막내딸로 태어나 쇤스룬 궁에서 곱게 자라다 14살의 나이에 프랑스왕실과 정략결혼, 루이16세의 왕비가 된 마리 앙뚜아네트는 프랑스혁명 때 국고낭비와 반혁명이라는 죄명으로 단두대의 이슬이 됐다. 그녀가 남긴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인간은 불행에 처해서야 비로소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게 된다”는 말이다. 날마다 파티와 음악회, 때론 다이아몬드와 같은 보석을 즐긴 그녀에게 프랑스혁명은 불행이었고 그때서야 비로소 그간의 생활이 허상이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신은 인간에게 부와 명예를 동시에 주지는 않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요즘은 가족간에도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는 추세지만 설 연휴의 화제중심에서 조국, 정경심부부의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만약 조국이 법무부장관을 탐하지 않았다면 정경심의 감옥살이는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안분지족하며 장삼이사로 사는 것이 행복이므로 탐욕은 금물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정경심은 “모든 것은 내가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권력과 부, 그리고 명예까지 갖겠다던 그녀는 지금 감옥에 있다. 그런데도 선거를 앞두고 권력을 향해 줄달음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서고 있다. 마리 앙뚜아네트, 정경심을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불행은 지나친 탐욕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