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농의 한숨...“꽃 사는 사람이 아예 없다”

화훼농가, 신종 코로나 탓 졸업·입학 취소 직격탄 일본 수출도 급감...창원시, 3대 꽃사랑 운동 추진

2020-02-09     이은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입학식과 졸업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축소되면서 꽃수요가 줄어 화훼농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국화 생산량이 가장 많은 창원지역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연중 최대 꽃 소비철인 2월 출하에 맞춰 자식을 기르듯이 정성들여 기른 꽃들이 유통되기 전 현장에서 폐기처분되는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창원시는 국화 생산량은 7367만4000본, 안개초 생산량은 828만본으로 각각 생산량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졸업식과 입학식 취소에 이어 계속된 행사 취소로 수요가 대폭 줄어 화훼재배농가들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창원 한일여고가 7일 예정된 졸업식을 취소했고 명지여고는 간소하게 치렀다. 경남대학교는 오는 13일, 14일, 20일에 걸쳐 진행될 단과대별 2019학년도 정기 졸업식을 모두 8월로 연기했다. 입학식도 모두 취소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대학교도 21일로 예정된 졸업식을 취소했다.

여기에다 최근 국화 주 소비처였던 일본수출도 여의치 않다. 신종코로나 사태가 우리나라보다 더 심각해 소비위축이 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농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꽃이 팔려나가지 않고 있는데다 수출도 잘 안되고 있어 사면초가, 2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그동안 애써 키운꽃이 폐기처분되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전수익 마창국화수출농단 사무국장은 “수요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꽃을 사려는 사람이 아예 없어졌다”며 “비싼 기름을 때 가면서 국화를 키웠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창원시 농업기술센터(소장 오성택)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돕기에 나서고 있다.

먼저 농림축산식품부 및 경남도에 중국산 저가 화훼류 수입을 일시 중지하거나 축소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나아가 2016년부터 추진해 온 1-Table 1-Flower 캠페인과 더불어 자녀나 친지 졸업과 입학 시 축하의 꽃을 전하는 사랑나누기 등 창원시 3대 꽃사랑 운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