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도, 날씨도 거꾸로

이수기 (논설위원)

2020-02-10     경남일보
10일천왕봉=정치도, 날씨도 거꾸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취임 때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을 약속했으나 현실은 거꾸로다. 지난해부터 사회는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경제도, 사회통합도 나아가기는커녕 여러 분야에서 뒷걸음질의 연속이다.

▶정치권은 4·15 총선이 국민의 뜻과 바람대로 치러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 이상 함량 미달, 저질 정치인들이 진출해서는 안 된다는 유권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민의를 왜곡하려는 어떤 세력과도 단호히 맞서야 한다.

▶설마 하던 검찰 간부 인사도 군사작전 하듯 했다. 국가 운영의 틀을 바꾸는 중대 문제임에도 최소한의 논의조차 실종, ‘독재, 폭거’ 등의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공수처법·선거법 처리도 여당은 교섭단체 간 협의를 명시한 국회법 관행을 경시했다. 제1야당을 따돌린 채 ‘4+1 협의체’를 구성, 중대 법안들을 통과시킨 것은 법적 논란을 떠나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다짐했던 문 대통령 취임사와도 분명히 배치된다.

▶코르나 바이러스 확진으로 경제타격과 정권실세 13명의 선거개입 공소장 비공개로 인한 논란 등 정치가 거꾸로 가고, 봄이 시작된 입춘(立春)날 추위가 절정에 달해 날씨마저 거꾸로 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었다. 대통령이 침묵할 때가 아니다. 더 이상의 분열, 독단으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 두 동강 난 대한민국을 대통령이 통합에 앞장서야 한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