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도심하천서 물고기 또 떼죽음

지난해 12월 이어 두 번째…청산가리 주성분 ‘시안’ 검출 고의 유포 가능성 경찰 수사…시, CCTV 설치 등 후속 조처

2020-02-13     박준언
김해 도심을 가로지르는 지방하천인 해반천에 독성 물질인 ‘시안’이 몰래 뿌려져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시안은 청산가리로 불리는 시안화칼륨의 주성분으로 군사용 독가스로 쓰일 정도로 유독성이 강하다.

13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해반천 하류인 연지공원∼신세계 백화점 인근 약 2.5㎞ 구간에서 물고기 800여 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지난해 12월에도 해반천에서 유독 물질에 의해 수천마리의 물고기가 죽은 채 떠오른 뒤 불과 1달 만이다.

지난해에는 폐사한 물고기 대부분이 치어 수준의 작은 물고기였으나 이번에는 배스, 블루길 등 대형 어류 위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안’이 폐사 원인으로 나타났다.

시가 해반천 시료를 채취해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 등에 수질 조사를 의뢰한 결과 해반천 중·하류인 구지초 구간 0.12㎎/ℓ, 경원교 구간 0.96㎎/ℓ, 봉황교 구간 0.64㎎/ℓ가 검출됐다. 물고기 폐사체에서는 고독성 살충제 성분인 메토밀 양성 반응이 관찰됐다.

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누군가 고의로 유독물질을 하천에 살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또 하천 감시원 순찰 활동 강화, 물고기 방생 자제 요청, 신고 펼침막 설치, 출입로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처에 나섰다.

특히 시안 성분이 금속 열처리 등 용접에서 주로 사용돼 천막이나 간판 등을 제작하는 업체 28곳을 대상으로 특별단속을 진행 중이다.

해반천 전역을 중점 감시 지역으로 설정하고 내달 말까지 2주에 한 차례씩 시료를 채취해 수질 상태도 점검할 예정이다.

해반천에서는 지난 2016년 정수장에서 불소 장비 철거작업을 하던 업체 관계자가 불소 잔량을 아무런 조치 없이 그대로 흘려보내 수천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박준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