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래통합당 낡은 보수 과감히 떨쳐내야 한다

2020-02-18     경남일보
보수진영 정치세력이 하나로 뭉친 미래통합당(통합당)이 총선을 58일 앞둔 지난 17일 공식출범했다. ‘박근혜 탄핵’으로 분열했던 보수 진영을 아우른 보수통합당이 공식 출범했다.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전진당 등은 미래통합당 출범식을 열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심판하는 국민의 간절한 바람을 성취하고, 대한민국을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탄핵을 둘러싼 보수분열 3년 만에, 우리공화당을 제외한 보수 세력이 4·15 정권 심판을 명분 삼아 ‘탄핵의 강’을 건넌 셈이다.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 향한 전진 4.0 등은 통합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의석 113석을 가진 거대 제1야당의 출범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모래알처럼 흩어졌던 보수당이 3년여 만에 단일 대오를 형성하게 됐다.

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에 맞설 보수 세력의 명실상부한 대표 정당을 자임할 수 있게 됐다. 통합의 대의명분으로 내세웠던 ‘보수 혁신’은 실종됐다는 말도 나온다. ‘미래 비전’도 또렷하게 보이지 않아, 임박한 총선에서 한 석이라도 더 얻기 위해 급조된 ‘묻지 마 통합’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통합당 지도부는 사실상 한국당을 그대로 옮겨왔다. 황교안 대표가 통합당 대표를 맡고, 한국당 최고위원 7명이 통합당 최고위원이 됐다. 한국당의 심재철 원내대표·박완수 사무총장·김재원 정책위의장이 통합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각각 맡기로 했다.

영남권을 지지기반으로 한 통합당은 당장 공천과 선거운동을 통해 2차, 3차의 변신을 거쳐야 한다. 최근 영남권 중진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으로 인적 쇄신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은 일시적 선거용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미래 비전’이 없는 미래통합당이 ‘도로 새누리당’ 아닌가 하는 우려도 온다. 닻을 올린 미래통합당이 쇄신 없이는 민심을 못 얻는다. 무엇보다 낡은 보수생각을 과감히 떨쳐내야 한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희생과 쇄신, 공천 혁신, 미래에 대한 비전의 제시가 없는 통합은 사상누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