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와 바이러스 전쟁

이수기 (논설위원)

2020-02-25     경남일보
불치병이 잇따라 정복되지만 ‘최하등생물’로 분류해온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적어 생존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인류가 구석기 시대의 유목생활을 하다 농업을 시작한 1만여년 전 신석기 시대 이후로 인류 역사는 세균, 바이러스 등이 일으키는 감염병과의 전쟁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여 살면서 가축까지 기르자 바이러스 병원체들이 전쟁보다 더 일상적으로, 더 괴멸적으로 인류의 생명을 위협했다

▶역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은 희생자가 1500만 명 이상이었다. 전쟁이 끝나갈 무렵인 1918년 3배나 많은 생명을 앗아간 사신(死神)이 인류를 덮쳤다. 스페인독감으로 불리는 바이러스가 공격, 희생자가 5000만 명이 넘었다.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마는 3억 명의 목숨을 앗아 간 두창(천연두)균이다. 인류가 출현한 이래 세균과 바이러스는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인류의 세균과 바이러스의 통제는 고작 200여 년 전 부터다.

▶20세기 중반까지는 장티푸스, 콜레라, 말라리아, 뇌염 등의 확산 때마다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우리나라에 처음 사용된 백신은 1879년 겨울 지석영이 충북 덕산에서 처조카들에게 놓은 우두다. 신종 코로나19 등 바이러스가 5000여개가 넘고 감염시킬 수 있는 숙주생물도 달라 빠른 백신개발도 어렵다.
 
이수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