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스트레스’ 받아들여야 편해진다

불안…초조…강박관념 위기감 호소 급증 억지로 거부·극복하려들면 오히려 부작용 전문가 “현재 불안감은 건강하다는 신호” 경계하되 긴 호흡으로 긍정 마인드 가져야

2020-02-25     백지영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감을 호소하는 도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도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5일째, 집을 나섰다가 혹시 감염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외출을 꺼리는 이들이 증가했다. 꼭 필요한 때를 제외하면 집에만 ‘콕’ 박혀 코로나19 뉴스를 주시하고 있다.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도서관, 복지관 등 공공시설도 운영이 중지되자 어쩔 수 없이 집에만 머무르는 이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가 인근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감염 수준으로 확산하는 현 상황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밤을 새워 코로나19 기사를 새로 고침 하는 등 초조해하며 잠들지 못하거나 공황장애가 의심될 정도로 호흡 곤란을 느끼는 경우라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운동·음악감상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 불안감을 잘 관리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개인위생에만 신경을 쓴다면 야외로 나가 개방된 장소에서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경상대학교 심리학과 부수현 교수는 “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현재 도민들이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분명한 원인에서 비롯되는 당연한 반응”이라며 “불안해야 할 상황에서 불안해하는 것은 건강하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불안의 이유로 경남과 물리적 거리는 물론 심리적 거리도 가까운 대구·경북지역 확진자 급증, 비밀스럽게 감춰져 있는 집단(신천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꼽았다.

부 교수는 도민들이 공포감을 느낄수록 사태가 빨리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안감이 1달 넘게 지속하면 심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파로 거리가 2~3주 한산해지는 현상은 전체적인 확산 예방 관점에서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이 사태를 너무 조급하게 바라보지는 말 것을 권했다. 잠복기가 2주에, 치료에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특성상 하루 이틀 사이에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바뀔 순 없기 때문이다.

부 교수는 “최근 며칠간 확진자 수가 2배, 3배로 늘면서 뉴스만 들여다보는 사람이 많다”며 “정보를 계속 확인하는 것은 좋지만 긴 호흡을 가지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기본적인 수칙에 신경 쓰면 좋겠다”고 전했다.

확진자 증가세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도 제시했다. 확진자가 증가한 만큼 숨어있는 감염자를 잘 찾아냈다는 관점에서 접근하자는 것이다.

부 교수는 “신천지·청도대남병원 관련자 등 집단감염이 가능성이 있는 곳 위주로 의심 증상자를 찾아 검사를 하다 보니 감염자를 확인한 상황”이라며 “확진자 수를 ‘파악’된 감염자 수라고 생각하면, 확진자 증가를 ‘전염병이 퍼진다’는 관점이 아닌 ‘이미 퍼진 전염병을 찾아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사태가 안정된 것처럼 보일 때도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확진자 증가세가 꺾일 때가 실은 감염자를 못 찾아내는 상황일 수도 있다”며 “소강 국면으로 접어드는듯 해도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