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식 공천과 하향식 공천

이수기 (논설위원)

2020-02-27     경남일보
민주국가에서 선거만큼 중요한 것을 찾기는 힘들다. 국민의 주권 실현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절차가 선거이기 때문이다. 공천(公薦)이란 정당이 공직선거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을 말한다. 21대 총선 공천작업이 본격화되자 당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거철이 닥치면 늘 되풀이되는 익숙한 풍경이다. 여야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다. 공천이 비민주적이고 투명하지 않다는 데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 정당은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민주적 절차를 거쳐 후보를 공천했다고 호언하지만 절차적인 의례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했다.

▶하향식의 전략공천(戰略公薦)은 상대편 정당의 후보와 경쟁을 위해 다른 지역구 또는 새롭게 영입한 유력 인사를 해당 지역구에 공천하는 것이다. 당초 약속과 달리 전략공천이 남발되고 있다. 곳곳에서 “공정한 경선 기회를 달라”는 아우성이 빗발치는 게 당연하다. 당원과 국민들이 참여하는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정하는 상향식 공천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중진의 컷오프(공천배제)는 필요하지만 버젓이 ‘이현령비현령( 耳懸鈴鼻懸鈴)식’의 비민주적인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당들은 당선 가능성, 개혁성, 당 기여도 등 공천심사 기준을 정하고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한 후 비공개적인 심사 과정을 거쳐 공천자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