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목

2020-03-10     김지원 기자
여울목

뽀얗게 새로 바른 회벽위의 메뉴판. 자로 댄 듯은 못해도 감당 못할 덩치 큰 화폭에 제법 가지런한 글씨다. 여울목 식당엔 조개구이, 장어구이, 꼼장어구이를 파는 모양이다. 한 잔 하고나면 칼국수로 속을 풀면 된다. 해삼, 멍게, 개불은 그저 썰어만 내놓아도 제몫을 한다. 길고양이라도 피하려는 듯 엉성한 그물 안엔 쌈채소가 제멋대로 자랐다. 밥 때도 술 때도 아닌참이라 어색한 만남이다. 앞 마당엔 사석원의 당나귀 한마리가 꽃을 지고 섰을 것만 같다. @골목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