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의 불순한 의도

정영효 논설위원

2020-03-11     문병기
일본 아베 정권이 지난 5일 ‘코로나19’를 핑계로 한국에서 들어온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대기, 무비자 입국 금지, 입국 금지 지역 확대를 단행했다. 일본이 지난해 무역규제에 이어 또 먼저 때렸다. 이에 한국도 맞대응하면서 한일 갈등이 최고조다. 지난 9일부터 상호 입국이 전면 통제됐다. 사실상 양국 간에 인적 교류가 전면 중단된 상태나 마찬가지다.

▶방역상 조치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 보다 방역시스템이 매우 부실하고, 더 치사율이 높은 나라는 빼고, 유독 우리나라에만 더 강한 조치를 취했다. 논란이 일자 아베 총리는 정치적 판단이라고 인정했다.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꼼수’였다는 게 확인됐다. 자국민의 분노와 비난을 한국으로 돌리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다.

▶지금 아베 정권은 ‘코로나19’의 안이한 대처로 인해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총리 사퇴론 마저 일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치적 위기에 벗어나기 위해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비난이 거세다. 어용인 일본 언론 마저도 “2차 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에서의 이 조치는 방역 실효성보다는 정치적 의도가 더 강하다”며 그 의도성을 비판할 정도다.

▶일본역사에서 정치적 위기에 빠져나오기 위해 한국을 그 희생양으로 삼은 정권들은 파멸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 정권이 그러했고, 대동아 전쟁을 벌인 일본 제국주의 정권 역시 그러했다. 그리고 국민들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 아베 정권이 어리석게도 그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