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건물식 판잣집 정당’

이수기 (논설위원)

2020-03-12     경남일보
미국의 민주당은 200년이 넘었고, 공화당도 160년이 넘었다.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도 100년이 넘었고, 일본의 자민당도 60년을 넘게 같은 이름이다. 한국의 정당들은 어떤가, 대통령 한사람 바뀌면 새 당이 생기고 없어진다, 당 이름을 바꾸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게 생각한다. 환골탈태(換骨奪胎) 없이 간판만 바꾼다고 새로운 정당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한국의 정당들은 한 결 같이 꼴불견이다, 4.15 21대 총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되면서 군소정당이 난립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 정당의 수명은 약 3년으로 매우 짧은 편이다. 국회에 현존하는 정당 중 오래된 정당은 정의당(2013년)이다.

▶한국 정당은 전임자가 만든 정당의 후보로 대통령이 된 사람은 거의 예외 없이 자기가 주도하는 정당을 새로 만들었다. 대통령 후보가 되면 새 정당을 만들어 선거를 치렀다. 이건 분명 바람직한 정치 현실이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현재 등록된 정당은 모두 30여가 넘는다.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신생 정당이 우후죽순 출현하면서 정치권 지형이 복잡해지고 있다. 신생 정당 창당이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포퓰리즘’ 공약 등으로 유권자를 호도할 수 있다는 ‘가건물식 판잣집정당’에 우려도 제기된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