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회적 의무차원서 주일 예배 자제해야

2020-03-19     경남일보
대구 신천지를 비롯,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경남 도내에서는 지난 주말 절반 이상의 교회가 여전히 예배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천지가 코로나19 대확산의 원인이 된 이유는 밀집된 공간에서 집단예배를 본 것이 감염을 확산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종단 대표들에게 종교집회 자제를 요청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일부는 집단예배를 강행하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도내에는 기독교 2585, 불교 2093, 천주교 133, 원불교 40곳 등 4대 종교 4750곳의 종교시설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독교는 지난 주말에 전체 2585곳 중 절반이 넘는 1426곳이 예배를 진행했고, 1159곳은 예배를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8일) 예배를 진행했던 도내 교회 비율이 48%였던 것과 비교하면 7% 증가한 수치다. 기독교를 제외한 3대 종교는 종단 차원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집회를 취소했다.

종교는 오랜 세월 동안 사회의 법과 질서 안에서 기능하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급변하는 현대에도 종교 특유의 도덕적 역할이 있었기에 인류와 함께 지속할 수 있었다. 현재 비상사태처럼 사회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여길 뿐 아니라 교인의 안전도 돌보지 않는다면 과연 공동체 속에서 공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종교계에 주말 예배 중단을 요청한 상태에서 감염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금은 위기 경보상 ‘심각’단계다. 대다수 국민을 생각해 조심 또 조심해야 할 때다. 이런 상황에 정부 당부와 달리 예배를 강행, 확진자가 나온다면 안타까운 노릇이다. 향후 교회측의 지혜로운 대처가 있어야 한다. 집합 예배 시 마스크 착용, 발열 확인, 손 소독제 사용, 참석자 간 2m 이상 거리 두고 앉기, 교회 내·외부 방역, 단체식사 자제 등 감염예방수칙을 지킨다 해도 집단 감염 우려는 여전히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종교단체는 사회적 의무를 다해야 하는 점을 감안, 주일 예배를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