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살리는 ‘잘피숲’

2020-03-22     강동현
통영 견내량 해역엔 해양생물들의 안식처인 잘피류가 군락을 이뤄 살고 있다. 국가가 지정한 해양보호생물이기도 하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중순 통영시 용남면 선촌마을 앞바다의 ‘거머리말’ 군락지 약 1.94㎢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잘피는 바다식물 중 유일하게 뿌리로 영양을 흡수하고 햇볕을 받아 꽃을 피우는 현화식물이다. 국내 연안에는 거머리말, 애기거머리말 등 총 9종의 잘피가 서식하며, 그 중 가장 많이 분포한 종은 거머리말이다. 잘피는 광합성이 뛰어난 식물로 대부분 수심이 얕은 바다의 펄이나 바위에 붙어산다. 잘피 숲은 해양생물의 산란처와 보육장 구실을 한다. 연안 환경을 정화하고 적조를 예방하는 등 해양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을 준다.

▶2012년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잘피 군락지 29%가 무분별한 개발행위와 해양오염으로 파괴됐으며 전 세계 군락지의 1.5%가 해마다 사라지고 있다. 잘피 숲이 사라지면 해양생물들의 성장이 어렵고 어류들의 산란 서식장 부족으로 먹이사슬이 없어져 해양생태계가 파괴된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이달부터 잘피숲 보호를 위한 해피빈 캠페인과 모금활동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거제 사곡만 일대의 잘피숲 보호를 위해 사곡만 공유수면 매립계획 반대활동도 펼치고 있다. 해양생태자원을 미래세대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잘피 숲을 보호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강동현 남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