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물의 고마움을 생각해 보는 봄

김정순 (경상남도기후변화교육센터 책임강사)

2020-03-23     경남일보

 

필자는 매년 연말이면 새해 달력에 환경과 관련된 기념일이나 행사일자를 미리 체크해 둡니다.

직업적인 관련도 있지만, 지정은 되었으나 기억되지 못하는 날들이 되고 있음에 스스로 익숙해지지 않기 위해서이지요. 올해도 기억해야 할 많은 기념일과 행사가 있고 3월에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세계 물의 날이 3월 22일입니다.

3월 22일 UN이 제정한 ‘세계 물의 날’은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파괴로 인한 물 부족 및 수질 오염 문제를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UN에서 제정한 날입니다.

1992년 12월 리우환경회의에서 ‘세계 물의 날 준수 결의안’이 통과되었고, 1993년부터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2020년 올해는 기후위기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물 순환 문제를 대두시키기 위해 ‘물과 기후변화, 우리의 미래’라는 주제로 기념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후변화와 물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싶지만, 작년 9월부터 올 초 까지 호주를 삼켜버린 산불도 물의 순환이 흔들려서 발생하는 기후위기의 현상이었습니다.

호주산불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인도양의 기후 메커니즘 때문인데, 지난해 여름 인도양에선 9월의 호주 산불과 아프리카 홍수라는 이상기후가 발생하였고 이는 인도양 양극화라는 현상으로 인도양 서쪽 대양 해수면 온도가 동부지역보다 높아 지면서 60년 만에 가장 큰 수온 차이가 발생된 것입니다.

호주의 산불로 인간과 생태계에 크나큰 위협을 주었지만, 또 아이러니 하게도 그 불을 끈것도 1998년 이후 22년만에 내린 최악의 홍수라는 이상기후였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 홍수도, 너무 내리지 않는 가뭄도 결국은 같은 이유로 발생되는 기후위기 현상입니다.

인간이 자연계에 적응하고 대응하고 살아야 할 현실이긴 하나, 자연을 모두 조절할 수는 없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편리가 자연과 인간이 공존 할 수 있는 윤리적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금 우리는 이순간부터라도 인지하고 행동 해야 합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생활수칙 중 한 방법이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입니다.

물은 우리 옆에 늘 있어 늘 만만한 자원이지만, 바이러스로부터 건강을 지켜주는 보호막이며 그 이전에 생명입니다.

물은 눈에 보이는 생활용수, 산업용수, 에네지 생산, 제품생산 등의 가상수가 더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무분별하게 낭비되는 물, 마구잡이로 오염된 물을 깨끗이 처리하고, 처리한 물을 사용하는 곳까지 보내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고, 이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이는 다시 기상재해를 발생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됩니다.

결국 우리의 물 사용 행태는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주고, 물 공급과 기상재해를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정수기의 물 한잔, 양변기의 시원한 물내림, 목욕탕의 콸콸 넘치는 물, 이 익숙한 물에는 고마움과 위험성이 함께 있습니다.

봄을 알리는 매화꽃 , 벚꽃, 산수유 속에 3월 22일 이 날짜를 함께 기억하며 물을 지켜가는 건 어떨까요? 내가 있는 곳에서 바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부터 물 사용량을 줄여나가는 실천을 시작해 보길 기대합니다.

김정순 (경상남도기후변화교육센터 책임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