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카이 T-50A 8대 물량

美 항공전문지 “최대 8대 장기 임차” 카이, 추가 도입 가능성에도 기대감

2020-03-25     문병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탈락의 아픔을 맛보았던 미 공군고등훈련기교체사업(APT)에서 다시 불씨를 되살릴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 공군이 차기 조종사 양성 과정 개발용 기체로 T-50A를 콕 집어 군수업체에 8대의 물량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KAI-록히드마틴이 함께 추진했던 이 사업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4일 미 항공전문지 애비에이션위크 등에는 미 공군은 리스업체인 힐우드항공과 KAI의 T-50A 4~8대를 장기 임차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힐우드항공이 KAI로부터 T-50A를 구매하면, 이를 미 공군이 임차하는 방식으로 미 공군이 직접 구매하기 어려우니 장기 리스 계약 형태로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KAI등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미 미국 업체와 협의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1대당 공급 가격은 200~250억 원 규모이다.

APT사업은 미 공군의 노후 훈련기인 T-38을 교체하는 사업으로 1차 물량만 350대(17조원)인 대형 프로젝트이다.

지난 2016년부터 KAI·록히드마틴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사업에 참여했으나 지난 2018년 9월 보잉과 스웨덴 사브 컨소시엄이 제안한 ‘T-7A 레드호크’에 밀려 결국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런데 최근 미 공군이 T-50A를 도입키로 한 것은, 차기 조종사 양성 프로그램으로 추진하는 RFX 사업과 B-2 폭격기 등 비행 횟수에 제한이 있는 고급 기체 조종사용 유지 비행을 위해서는 제트훈련기가 지금 당장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오는 2024년에나 납품 예정인 T-7A를 기다리기에는 공백이 길고, 이미 검증된 훈련용 제트기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 도래하다보니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KAI 등 항공업계는 이번 일이 성사될 경우 추가 도입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먼저 미 공군의 RFX 사업이 초기 단계여서 도입 대수가 적지만, 향후 본격적인 사업이 진행되면 추가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애비에이션위크 등에 따르면 미 공군은 훈련 등에 사용되는 가상 적기 가운데 다수를 차기훈련기 양산 모델로 대체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T-38 등의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번에 미 공군이 일부 써보기로 한 T-50A를 대체 기종으로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하다

가능성은 낮지만, 보잉의 T-7A 개발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잉은 최근 미국 정부에 600억 달러(약 77조5000억 원)의 자금지원을 신청하는 등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험 기체가 저고도 고속 비행까지 성공한 상황이지만, 훈련기에 걸맞은 능력을 갖추는 데 거쳐야할 난관은 많다. 당초 예상 사업비의 77% 수준으로 낮은 가격에 입찰에 성공한 터라, 향후 양산 비용이 예상보다 높을 가능성도 있다.

KAI는 미 공군이 T-50A을 도입하게 된다면 향후 동남아는 물론 전 세계로 수출전선이 확대되고 침체된 항공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