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린이보호구역 안전 수칙 지켜주세요

강선아 마산중부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경사

2020-03-31     황용인

인도에서도 아파트 주차장에서도 올해로 7살이 된 아들 손을 꼭 붙잡고 길을 걸어가려고 한다. 비록 유난스러운 엄마로 보일지언정. 경찰이라는 직업 특성상 교통사고의 위험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엄마 손을 뿌리치고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아들을 붙잡고 큰소리로 야단을 치기가 일쑤다.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12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는 ‘횡단 중’에 발생하는 형태가 가장 많다. 귀가하거나 학원 수업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시간대인 오후 2시에서 오후 6시대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다. 야외 활동하기 좋은 5월~9월까지 많이 발생하며 연령이 낮을수록 교통사고 위험성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주변 인지능력이 떨어져 사고 발생 시 사망률이 더 높아진다.

지난해 9월 김민식 군(당시 9세)이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어린이 교통안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고발생 시 가중 처벌하는 내용의 ‘민식이법’이 통과해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서는 법과 제도 개선뿐 아니라 운전자의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의 경우 안전운전 의무불이행 등 대부분 운전자의 과실로 발생한다. 운전자 스스로가 어린이 보후구역에서의 올바른 운전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반드시 서행하고 횡단보도 앞에서는 일단 멈추어야 하며 안전한 보행로 확보를 위해 불법 주·정차를 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은 도로 위와 횡단보도에서 언제 어느때고 뛰어다닐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민식이법’ 시행 이후로 온라인 등에서 모든 것이 운전자 책임이냐며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아이들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들이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지켜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른들이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수칙’을 지켜준다면 세상 모든 곳이 놀이터인 아이들이 더욱 더 안전한 세상에서 자랄 수 있지 않을까.

 

강선아 마산중부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