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오 마이 캡틴(Oh my captain)

변옥윤·논설위원

2020-04-07     변옥윤·논설위원
미국의 핵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은 승조원만 해도 4800여명에 달한다. 독자적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이다. 이 함정의 선장이 승조원의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을 이유로 함단의 귀항을 요구하다 해임된 사건을 두고 미국의 조야가 시끄럽다.

▶트럼프대통령은 ‘끔찍한 일’이라며 격노했고 해군장관은 작전 중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직접 해임을 명령했다고 한다. 반면 해임된 함장 브렛크 로지어는 ‘지금은 전시가 아니다’라는 말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고 루즈벨트대통령의 증손자는 그를 ‘영웅’이라고 추켜세웠다.

▶함단은 괌에 입항해 코로나 양성자들을 내렸지만 감염양성자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미국에선 로지어함장의 판단이 옳았다며 그를 복귀시키라는 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로지어가 함정에서 내리던 날 승조원들은 “Oh my captain”을 외치며 아쉬워했다고 전한다.

▶비록 자신은 해임됐지만 수많은 인명을 구한 그의 행동은 살신성인이라 할만하다. 총선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지자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많다. 판단기준을 누가 로지어처럼 소신과 용기 있는 자인가에 두면 어떨까. 거수기 노릇만 해온 패거리정치인, 입법활동에는 관심이 없는 자들 보다는 소신 있고 민생을 생각하는 후보를 선택하면 후회가 없을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이면 금상첨화다.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을 보면 그 답은 나온다.
 
변옥윤·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