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탄돌이 vs 코돌이

정영효 논설위원

2020-04-20     정영효 논설위원
대한민국이 코로나19 확산 위협의 우려 속에서도 4·15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총선에서 코로나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다. 이에 선거 막판에 김종인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이 2004년 17대 총선 때 ‘탄돌이’에 빗대 이번에는 ‘코돌이’가 대거 당선될 수 있다고 예단했다. 그래서 선거 기간 중에 ‘탄돌이’, ‘코돌이’가 세간에 회자됐다.

▶탄돌이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서 얼떨결에 국회의원이 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을 타고 당선된 열린우리당 소속 정치신인들을 비꼬며 부르던 별칭이다. 당시 탄핵열풍으로 열린우리당은 과반수가 넘는 152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이 중 초선의원의 수가 108명이나 됐다.

▶17대 총선에서 국회에 들어온 탄돌이들이 지금 대한민국 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번에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열풍을 타고 더불어민주당·시민당 소속 정치신인들이 대거 당선됐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시민당 소속 당선자는 무려 180명이다. 이 가운데 85명이 초선의원이다. 일명 코돌이로 불릴 것으로 보인다.

▶탄돌이들이 그랬듯이 대한민국의 미래정치는 코돌이들이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다. 16년 전 탄생했던 탄돌이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크다. 이번에 탄생한 코돌이들은 탄돌이들의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 이번 총선에서 세계인들이 탄복할 정도로 높은 국민의식을 보여줬다. 코돌이들만이라도 국민 수준에 걸맞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