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여운

2020-04-26     김순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15총선이 끝난지 열흘이 넘었지만 여운이 계속 남고 있다. 국민들과 정치인들에게 이번 선거는 향후 있을 선거에서 많은 시사점과 숙제를 남겼다. 여권이 잘했다기보다는 야권이 미덥지 못했다며 유권자들은 영남권을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만 163석, 민주당 제2 위성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열린민주당까지 합치면 183석의 슈퍼 여당이 탄생했다. 이는 1987년 개헌 이후 단일정당으로선 처음이다. 민주당은 2016년 20대 총선부터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이번 총선까지 4연승을 구가했다. 이에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무력화시킬 수 있고, 개헌 빼고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됐다.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조국사태에 이은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등 절호의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코로나 19에 파묻혀 정권 심판이 먹혀들지 않았고, 이슈 선점에도 실패했다. 여기에다 공천 파동에다 막말 논란에 따른 지도부의 리더십 부족 등도 한몫했다. 결국은 중도층과 보수 성향의 50대마저 등을 돌린 결과를 낳았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 여권은 승리에 도취돼 독선의 정치 대신 협치와 상생의 정치를 해야 한다. 통합당은 비록 선거에 실패했지만 낙담할 필요는 없다. 참패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구현해야 하면 된다. 현 정부의 독선과 독주에 맞서싸울 합리적이고, 강력한 대안세력을 원해왔던 것은 수십년의 정치역사가 잘 말해주지 않던가.
 
김순철·창원총국 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