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라스트 마일 방역’

한중기 (논설위원)

2020-05-06     한중기 (논설위원)
사형수가 독방에서 사형 집행 장소까지 걸어가는 마지막 거리를 ‘라스트 마일(Lastmile)’로부른다. 마지막 1마일, 약 1.6㎞ 정도의 이 물리적 거리는 심리적 무게감이 더해지면서 평범한 1마일과는 사뭇 다른 의미를 가진다. 다소 무거운 의미를 가진 단어지만, 오늘날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가장 핫한 대접을 받고 있다.

▶‘라스트 마일’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간파한 영역이 IT·통신 분야이다. 소비자의 통신기기나 TV에 이어지는 전송망의 최종 구간을 의미하는 용어로 등장하면서 ‘라스트 마일 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마지막 1마일 남짓한 단거리 구간의 통신 품질이 서비스의 생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시대에는 ‘라스트 마일 배송’ 서비스가 총아로 떠올랐다. 오프라인 구매를 대체한 온라인 비대면 구매욕을 충족시켜 주는 선봉장을 맡았다. 사재기 열풍도 잠재운 일등공신이다. 이동수단에서는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가 대세다. 걷기는 멀지만 택시나 버스 타기도 애매한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게 해주는 전동 킥보드가 대표적이다. 빌트 인 킥보드를 장착한 차량도 등장하고 있다.

▶정부는 어제(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끝내고 ‘생활 방역’체제로 전환했다. 지난 3월 22일 이후 45일 만에 일상에 복귀하게 되었지만, 코로나19는 끝난 게 아니라 여전히 진행형이다.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개인과 공공 위생수칙을 제대로 지키는 ‘라스트 마일 방역’으로 코로나19를 완전 종식시켰으면 한다.
 
한중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