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내가 사랑하는 사람

2020-05-10     경남일보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랑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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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우리가 젖몸살을 하는 가 했더니 어느새 담벼락이 환하다.

어디다 저 끈질긴 생명을 숨겨 놓았을까, 어디다 저 검붉은 열정을 감추어 두었을까.

아름답기 위해 겨우내 인내한 장미의 눈물을 사랑하고, 한 방울의 눈물이 된 거룩한 바라지를 사랑하고, 한 방울의 눈물의 의미를 알려주는 그대를 사랑하며 오월은 온통 눈물 투성이다. 눈물로 견딘 당신, 드릴 곳 없는 꽃 한 송이 눈물로 더 붉다. 오월은 그래서 더 잔인하다. (진주예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