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터미널 문제,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바라보자

임근배 (전직 경찰관)

2020-05-20     경남일보
언젠가 진주시 중앙시장 장대시장 천전시장 등에 터를 잡은 시민 150여 명이 중앙사거리 기업은행 앞 노상에서 진주시외터미널 이전을 반대하며 성명을 발표한 일이 떠오릅니다.

구호를 외치며 항의차 시청까지 행진할 정도로 터미널 이전 반대 측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신진주역 근처로 터미널 이전이 추진되면서 여러 차례 공청회·토론이 개최됐으나 시민들이 반대 여론이 많아 결론이 나지 못했습니다.

옛말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 셋을 모아놓고 새 중에서 무슨 새가 가장 큰 새인지 물었다고 합니다.

각각 다른 답변이 나왔는데 먹새가 가장 크다는 셋째 며느리의 답변이 정답이었습니다.

세상에는 먹고 사는 것이 가장 크고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인근 일본에서는 자연과 국토를 잘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좁고 새 도로를 개발하는 대신 굽은 도로를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통수단을 위해 복합터미널을 조성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말입니다. 한 폭의 그림도 아닌, 각자가 생계유지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삶의 터전’을 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진주시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서부경남의 중심지이며 교육 문화의 도시입니다. 진주 시민뿐만 아니라 인근 시·군에서 찾아와 관광도 하고 중앙시장 등 시장에서 물건도 사가는 소비 도시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장대동 진주시외버스터미널은 진주시민의 생명줄과 같은 중요한 적지(適地)에 있습니다. 칠암동에 있는 현 진주고속버스터미널 역시 진주시 동서남북을 잘 연결하고 있습니다.

지역 이기주의와 투기 심리를 가진 인근 토지 보유자들이 최근 진주복합터미널 관련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당국에서 철저히 단속해 주길 바랍니다.

임근배 (전직 경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