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오염 유발 폐기물 1년 이상 방치

건축폐기물 침출수 사천강 유입 악취 등 주민생활 불편 호소에 고성군, 행정절차만 '하세월'

2020-05-20     문병기
고성군과 사천시의 경계에 다량의 건축 폐기물이 1년 이상 방치되면서 침출수가 인근 사천강으로 흘러들어 수질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인근 주민들의 경우 악취는 물론 파리와 모기 등 해충으로 인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해당 업체는 폐업한 상태인 데다 관할 고성군은 행정절차에만 매달리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은 배가되고 있다.

문제의 폐기물은 고성군 상리면 신촌2길 소재 K폐기물처리업체로 지난해 중순부터 수거해온 각종 폐기물 5000여t을 처리하지 않고 인근 야적장 등에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있다.

이에 인근 마을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자 업체는 사업장내에 방치돼 있는 폐기물을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폐기물처리명령 미이행에 따라 지난해 8월 22일부터 3개월간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뒤 12월 허가 가가 취소되면서 문을 닫았다.

업체가 폐업하면서 잦은 비와 태풍 등이 올 때마다 산더미처럼 쌓아둔 각종 폐기물에서 침출수가 사천시민들의 젖줄이나 다름없는 사천강으로 흘러들어 수질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붕어와 메기, 은어 등 토종 물고기들의 서식지마저 파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 김모(58) 씨는 “사천강은 정동면과 사천읍민들의 휴식공간이자 각종 어류들의 보고나 다름없는데 상류지역에 온갖 폐기물에서 발생된 오염수가 1년 째 흘러들고 있어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될 우려를 안고 있다”며 “관할인 고성군이 주기적으로 업체와 연락하고 폐기물처리를 지속적으로 독려한다고는 하지만 지금껏 아무런 진척이 없는 걸 보면 사천지역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성군은 문제가 발생하자 사업자에 대한 행정처분에만 매달리고 있다. 폐기물처리명령과 영업정지, 최근에는 행정대집행을 진행 중에 있지만 언제 폐기물을 처리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다만 행정대집행 등 절차가 마무리되면 고성군이 직접 폐기물을 처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처리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t당 30여만 원 정도로 5000여t을 처리하는 데만 15억여 원이 들것으로 알려지면서 혈세낭비란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성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업자와 연락을 해왔고 가능한 모든 행정절차를 이행해오고 있다”며 “절차가 마무리되면 먼저 고성군에서 처리하고 처리비용은 재산압류나 구상권 청구 등을 통해 환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