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 조식과 홍의장군

2020-06-02     경남일보
지난 1일은 의병들의 국가를 위한 애국심과 희생을 기리는 의병의 날이었다. 의병하면 붉은 외투를 휘날리며 종횡무진 활약한 임진왜란의 영웅 망우당 곽재우 장군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명문가에서 태어나 외가인 의령에서 상당한 재력을 가진 인물이었으나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혼연히 일어나 의병을 모집, 종횡무진하며 전공을 세웠다.

▶그러나 그는 전쟁이 끝난 후 제대로 그 공을 인정받지 못한 채 곡기를 끊고 소나무 껍질로 연명했다고 한다. 전형적인 조선시대 선비의 길을 걸었던 것이다. 그가 우리나라 실천유학의 거두인 남명 조식선생의 외손 사위인 것을 아는 사람은 알고 있다. 실천유학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긴 곽재우야말로 남명의 참 제자였던 것이다. 항상 허리에 방울과 칼을 차고 다니며 벼슬을 마다하고 후학을 가르쳐 그의 문하에 유독 의병이 많다.

▶지금은 제대로 된 산업이 없는 그야말로 그렇고 그런 우리나라 농촌의 전형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곽재우장군의 명예를 최대의 긍지로 삼고 있다. 그를 기리는 각종 조형물과 시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유교와 남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산 표본이다.

▶지금 의령지역에선 망개 잎 수확이 한창이다. 임진왜란 때 의병들의 도시락을 항균효과가 있는 망개 잎에 싸서 보급한데서 유래한 망개떡은 의령의 명물이다. 모르긴 해도 의령의 소고기 국밥도 그 시절의 유산이 아닐까. 한 인물의 교육적 철학과 그의 실천적 행동의 귀감을 보는 것 같아 의령이, 남명과 곽재우가 자랑스럽다.
 
변옥윤·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