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19로 돌아온 일회용품

박미경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2020-06-03     경남일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플라스틱을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노력이 하나둘씩 물거품이 되고 있다. 다회용품 사용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지자체들이 카페와 일반음식점에서 사용 금지였던 일회용품을 코로나19가 종료될 때까지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집콕’ 생활로 온라인쇼핑과 식품 및 식재료 배송이 늘면서 과거에 신선도를 지킨다는 이유로 ‘과포장’됐다고 눈총 받았던 일회용 쓰레기들에 관대해지는 분위기다. 재활용하기에 까다로운 특수 코팅 종이박스는 물론 플라스틱 및 스티로폼·비닐 등이 매일 각 가정에서 쏟아져 나오지만 어느 누구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재활용품 수출길까지 막히고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각국이 교류를 줄이며 산업시설 폐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용처를 잃은 재활용 일회용품은 더욱 넘쳐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1회용품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충분한 세척을 거친 다회용기는 1회용품보다 안전할 수 있으며 환경에도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배달음식, 배송 서비스 또한 최소화하고, 기업들에게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한 배달을 요구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일상 속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쏟아져 나올 쓰레기에 대한 대비책과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제품의 생산 단계에서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것을 제한하고, 플라스틱 제품을 표준화·규격화하여 사용 후에 재활용이 용이하게 하여야 한다. 제품의 포장 단계에서도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여야 하고, 포장재의 사용에 있어서도 재활용이 불가능한 포장재를 제한하거나 사용하는 업체에게 세금 등 페널티를 부과하여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전보다 더 강한 친환경 챌린지가 필요하다. 우선 나부터 일회용 용기와 비닐봉지를 덜 쓰고, 일회용품을 사용하더라도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는 ‘조금 불편한 삶’에 익숙해져야 한다. 불과 몇 주 전 반강제적으로 집에 갇혔던 경험을 떠올린다면 이런 불편함은 애교 수준이다.

박미경 농협구미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