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상괭이

2020-06-14     최창민
멸종위기종 상괭이는 토종 돌고래로 불리지만 돌고래와는 좀 다르다. 돌고래는 최대 10m까지 자라지만 상괭이는 2m를 넘지 않는다. 호흡을 위해 바다 위로 떠오를 때 ‘물빛에 광택이 난다’고 해서 빛광(光)자를 써 ‘상광어’라고 불렀다. 쌔에기, 슈우기라는 이름은 숨을 쉴 때 내는 ‘슉∼’소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무라치, 물돼지로도 불렸다.

▶상괭이 얼굴이 웃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웃는 고래’, ‘미소 고래’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2018년 사천바다케이블카 개통 시 삼천포 앞바다에서 관광객에게 발견된 분홍색 상괭이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고래’로 인구에 회자했다. 이 핑크빛 상괭이는 올해 1월 1일에도 목격돼 관광객을 흥분시켰다.

▶최근 남해·서해안에서 상괭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지난 12일 남해군 고현면 차면리 앞 해안가에서 사체가 발견됐다. 지난달 25일에는 남해군 미조면 송정솔바람해변 백사장에서도 죽은 채 발견돼 행인이 신고했다. 제주·전남·북해안 등 전국으로 치면 올해 50여마리의 사체가 발견된 것으로 파악된다.

▲상괭이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고성군이 최근 해양 생물 보전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상괭이 일부가 안강망이나 자망, 저인망어업으로 혼획 돼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따라서 혼획·서식지 파괴 등 위해 요소를 파악해 혼획 줄이기, 서식지·해양 환경 보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실태조사와 함께 체계적인 관리방안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최창민·편집국 부국장대우 취재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