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초반부터 전면충돌

여, 상임위 단독 가동 야, 의회폭거 ‘보이콧’

2020-06-16     김응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해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데 이어 상임위 가동에 나섰다.

미래통합당은 전면 보이콧으로 강경 대응하고 나서 21대 국회 시작부터 정국 경색이 심화하고 있다.

국회는 16일 오후 여당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 외교통일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의 전체회의를 각각 개최했다. 위원장 선출이 마무리되지 않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 일부 상임위도 민주당 주도로 간담회 등 일정을 개시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주요 법안 처리와 시급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의 등을 위해 더는 국회 의사일정 진행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원 구성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으로, 통합당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남은 12개 상임위원장 자리도 여당에서 뽑을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치며 압박의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금주 안으로 18개 전 상임위에 대한 원 구성을 마치고 3차 추경 심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해야 한다”며 “통합당은뉴노멀을 직시하고 변화에 적응하라”고 강조했다.

송갑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을 위한 민생열차가 출발했다”며 “통합당은 민의를 거스르는 국회일정 전면 보이콧을 즉각 철회하고 제1야당으로서 지금이라도 일하는 국회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특히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가 지난 4일 국회에 제출한 35조3천억원 규모의 추경안 처리 등 당면 현안 처리를 위해 국회가 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며 통합당을 옥죄었다.

통합당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전날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 없이 상임위원을 강제로 배정한 것을 “의회 폭거”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며 의사일정 보이콧에 나섰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긴급 비대위 회의에서 “다수 힘만으로 의회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장이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거대 여당이 민주주의 의회의 기본을 망각하는 현상을 초래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헌정사에서 다수의 횡포가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잘 알 것”이라며 “대표적인 사례로 1979년 야당 김영삼 총재를 당시에 집권 세력이 다수 힘으로 제명했다. 그 여파가 어떤 정치적 결과를 초래했는지 모두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환기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의원 20여명은 이날 오전 의장실을 항의 방문해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강제 배정이 이뤄진 통합당 의원 45명 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사과에 상임위 사임계를 제출했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