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남강의 수질

2020-06-23     경남일보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세를 꺾지 않고 있지만 피서철은 돌아왔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이 계절만이라도 피서를 즐기며 에너지를 재충전하려 든다. 오랜 시간 불경기에 시달린 자영업자들도 피서 한철 호경기로 그동안의 불황을 벌충하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도내 23개 해수욕장도 이미 수질검사를 마치고 개장을 서두르고 있다. 달라진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착용, 손소독 등 개인위생준수라는 조건이 붙은 것이다. 이 같은 코로나로 인한 피서풍속의 제약은 해수욕장 기피라는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고 있다.

▶반면 삼림욕장과 야영, 캠핑장은 예약 쇄도로 호경기를 맞고 있다. 사람들이 밀집되는 바닷가 보다는 산을 택하는 피서객들이 많아진 것이다. 그러나 젊음은 역시 시원한 바다를 선호해 방역당국은 휴가이후의 코로나대책을 걱정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아련한 남강에 대한 옛 추억은 지울 수 없다. 여름이면 하루종일 남강에서 멱을 감고 모래성을 쌓으며 놀던 기억들이다. 대숲으로 둘러쌓인 강변의 풍광에 빠져들고 물속의 피라미들과 교감하던 시절이 아련하다. 남강프로젝트가 주목을 받지만 수질을 옛날로 되돌리는 노력은 엿보이지 않는다. BOD기준 2급수로 낚시꾼도 달려들지 않고 철새들도 외면하는 그렇고 그런 수준이다. 오염의 대명사였던 울산 태화강은 여름 강수욕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놈의 장구균, 대방균수치는 언제쯤 멱을 감을 수 있는 수준이 될지.
 
변옥윤·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