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백가쟁명(百家爭鳴)의 시대

변옥윤 (논설위원)

2020-07-01     경남일보
기원전 4세기에서 9세기까지 중국대륙에는 제자백가(諸子百家)들이 치국(治國)과 사람의 도리, 우주만물의 원리를 논하는 쟁명(爭鳴)의 시대를 열었다. 공자·맹자·순자로 대변되는 유가, 노자·장자의 도가, 한비자의 법가 등이 그 시대에 널리 회자되었다. 이러한 제자백가는 오늘날 동양사상의 근간이 되어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슷한 시기, 서양에는 소크라테스를 중심으로 한 철학자들이 나서 자연과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사유로 사람들을 깨우쳐 나갔다. 삶의 온당한 방법을 아는 것이 지식의 목적이라는 이들의 가르침에 반기를 들고 변론술을 활용 새로운 논리를 전개해 나간 무리도 있었다. 소피스트들이다. 경국지책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면서 이 땅에도 백가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바야흐로 백가쟁명의 계절이 온 것이다. 집권세력과 차별화를 도모하고 나름의 경륜을 내세워 ‘새 세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이어 기존 집권세력의 레임덕이 뒤따른다. 당연한 시대적 흐름이다.

▶이제 노이즈 마케팅이나 패거리, 기존권력에 기댄 권력연장,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논리 등 이른 바 옛 시대의 ‘노멀’은 벗어버려야 할 가치가 됐다. 코로나19가 우리사회에 미친 지형변화이다. 정치에도 ‘뉴노멀’시대가 왔다. 정치권은 드러나지 않지만 요동치는 민심과 국민들의 가치변화에 집중해야 한다. 새로운 백가의 시대가 온 것이다.
 
변옥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