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부부시계

김종관 시인

2020-07-05     경남일보

 

아담은 아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중의 살이라”란 시를
인류 최초로 짓고
선악과 문제로 다퉜다


태초부터
부부는 맞지 않았다


남편은 아내 보고 맞추라 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맞추라 한다


큰 바늘 작은 바늘이
똑딱똑딱 초침을 낳고 살 다
늙은 시계가 된다


일 년에 한두 번 명절날이면
자녀들이 손님처럼 찾아와
건전지 밥을 넣어주고 간다

 

큰 바늘이 작은 바늘을 따라다니다 어쩌다 등 뒤에서 뜨거운 입김으로 한 번 안아주고 또 제 갈 길을 가는 시계를 부부 사이로 묘사 했다. 물론 죽기 살기로 사랑하는 순애보의 부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경험상이나 또는 주변의 말씀들은 그냥 그냥 사는 것이 그냥 그냥 사는 것이란다.

아담의 갈비뼈를 빌려다 탄생한 이브도 신의 계시를 어긴 선악과도 그냥그냥 사람살이 인 셈이다. 맞추면 어긋나고 어긋나면 또 맞추고 새끼들에게 길도 흉도 전하면서 그냥그냥 테두리 안에서 빙빙 도는 것이 영락없이 시계인 셈이다. (주강홍 진주예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