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비리법권천 부메랑

이수기 (논설위원)

2020-07-07     경남일보
비리법권천(非理法權天)은 기원전 2세기 중국 법가학파 대표 사상가 한비자가 군왕에게 고하는 글에서 유래했다. “비(非)는 이치를 이길 수 없고, 이치는 법을 이길 수 없으며, 법은 권력을 이길 수 없고, 권력은 천(민심)을 이길 수 없다”는 엄한 가르침이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라도 권력을 악용하면 민심을 이길 수 없다.

▶‘비리법권천’은 천심 즉, 민심이 무서운 줄 알고 사리와 상식, 법과 원칙에 맞도록 처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심은 곧 천심이다’는 말처럼 잘 나갈 때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은 권력자 중엔 정권이 바뀌면 줄줄이 감옥에 가는 사태는 정치가 변화무쌍함을 보여주고 있다

▶대선이 끝나면 정당의 이름이 바뀌는 등 정치적 이합집산으로 요란스러운 나라는 보기 드물 것이다. 정치권은 늘 불통이란 말을 들었다. ‘쇼통’이 아닌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한낱 ‘쇼통’으로 끝이 난다면 ‘비리법권천’처럼 결국 천심인 민심의 분노를 부른다.

▶5년마다 국민들은 엄중한 심판을 한다. 권력은 천년만년 가는 것이 아니다. 권력자일 때 다양한 언론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가 진실을 말하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권력자가 인위적으로 악법을 만들어 권력을 휘둘러도 민심을 역행하면 결국 모든 것이 부메랑이 돼 스스로에게 돌아갔다. 참으로 정치는 허업(虛業)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