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협치 사라진 도의회 걱정스럽다

2020-07-13     경남일보
경남도의회가 파행에 파행을 거듭한 끝에 겨우 후반기 원 구성을 마쳤다. 이번 원 구성 과정을 더듬어 보면 협치는 실종됐으며, 대립과 갈등, 반목, 폭언이 난무했고, 심지어 윤리위 제소에 이어 고소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로지 자리만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는 탐욕자의 모습만 보여 주었다. 타협과 양보가 전혀 없었던 역대 최악의 원 구성이었다. 이같은 도의회의 추태에 대해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

우여곡절 끝에 원 구성은 마쳤지만 도의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할 것이 뻔하다. 민주당과 통합당이 합의한 대로 의장단이 선출되지 않았고, 상임위 배정에 따른 의원 간의 대립과 갈등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또 의장단 선거에서의 파행사태 여진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른 후유증에 후폭풍까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가 이렇게까지 비정상적인 의회가 된데에는 통합당의 책임도 있지만 민주당의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당 내분으로 의장·제1부의장 선거에 의총 결과를 따르지 않은 민주당 소속의원이 출마했다. 통합당이 민주당과 합의한 대로 투표를 하지않았고, 민주당내에서도 이탈표가 발생하면서 민주당에서 내정한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다. 물론 통합당이 합의한 대로 투표하지 않은 탓도 있다.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지만 민주당의 지도력 및 의원 장악력 부재로 인해 내정하지 않은 후보가 출마한 것이나, 당내에서 이탈표가 발생한 것은 민주당의 책임이다. 이를 통합당 책임으로 돌리며 당초 통합당 몫이었던 제2부의장을 민주당이 차지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맞지 않다. 다수당의 횡포다.

지금 도의회 상황을 보면 정상적인 의회 운영은 기대하기 어렵다. 의장과 제1부의장이 소속당에서 제명 조치가 내려져 있고, 통합당 몫이었던 제2부의장은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또 제1부의장이 위원 배정 문제로 욕설을 한 상임위원장을 고소한 상태다. 통합당에서는 협치는 없다고 선언했다. 협상과 양보의 정치는 사라지고, 대립과 반목, 갈등만 있는 도의회의 향후 일정이 심히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