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아이러니 다 이러니

변옥윤 (논설위원)

2020-07-16     경남일보
가수 안치환의 신곡 ‘아이러니 다 이러니’가 뜨겁다. ‘깜냥도 안되는 것이 권력에 알량대더니 완장차고 콩고물로 걸태질’이라는 내용이다. 진보의 힘에 기대어 권력을 키운 사이비 진보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내용이어서 시대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아이러니 다 이러니 다를게 무엇이냐는 힐난에 진보도 할 말을 잃는다.

▶굳이 말하자면 안치환은 진보성향의 가수이다. 보수의 잘못을 자주 꾸짖어 와 그의 이번 신작이 더 주목을 받는다. 진보가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권력형 비리가 난무하면 이미 진보로서의 가치를 잃는다. 진보의 자생력은 깨끗함과 속도있는 사회개혁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노래가사 처럼 권력에 빌붙어 사욕을 취하고 썩은 냄새를 풍기는 사이비 진보가 판을 치고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우리나라에선 ‘진보=좌파, 보수=우파’라는 등식이 오래 전부터 자리잡고 있었다. 그렇지만 작금의 사회상은 달라져 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진보도 권력에 물들면 부패하고 우리의 도덕적 가치를 마구 뒤흔들 수 있다는 인식이 그것이다.

▶흔히 이 정권을 진보, 좌파정권이라 일컫는다. 그러나 진보의 깃발을 제대로 세우고 국민의 신임을 얻기 위해선 사이비 진보와는 분명히 거리를 두어야 한다. 문제는 권력 내부에도 사이비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척결하지 않으면 국민의 지지를 잃는다.
 
변옥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