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는 농촌으로 가자

김동규 (함안 삼칠농협 과장·수필가)

2020-07-29     경남일보
나의 살던 고향은 농촌이다. 봄이면 진달래가 이뻐다 못해 부끄러워 피고 역사의 산실을 간직한 천연기념물 늪이 있다.

그속에 부러움 없이 자라나고 살아왔다. 그래서 내 직장도 농촌에 기반을 두었는지 모른다. 지금 사는 곳도 대입 전형시 농어촌이 적용되는 준농촌이다. 주소지는 완연하게 농촌에 되어 있다. 농촌은 흙바람 이는 삶의 터전이고 생활의 보금자리로 자리매김 하면서 더불어 살아온 동무이자 동반자가 된다. 그만큼 인생에 대한 애착과 주춧돌처럼 기둥이 되어 온 셈이다. 사계절마다 변모되는 자연의 모습속에 풍요와 희망을 꿈꾸어 올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인생을 가져 볼만 하다는 것이다.

훗날 뒤돌아 고향을 그리워 해보자. 고향을 버리고 떠나온 사람은 고향의 향수 즉 애정을 고향사로 느껴보고 사색이나마 해 보았을 것이다. 고향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삶의 진실은 행복이다. 무언가가 그립고 가지고 싶고 드리고 싶은 게 고향의 자연이다. 자연이 농촌의 선물이다. 고부가가치가 아니더라도 좋고 평범하게 받고 주고 싶으면 모든 것을 다 주어도 될 영유와 충만이 농촌의 거울상으로 남는다. 고향은 앞산이 있고 뒷산이 있다. 강이 흐르고 실개천이 흐르고 사계절 새가 울고 꽃이 피고 수수한 사람들이 사람사는 동네이다. 우리의 농촌은 변모하는 천연의 옥보를 고향에 남겨두고 있다.

고향에는 어머니 아버지가 있다. 조상 대대로 일구어 온 밭이며 논이며 있는데 허물어져 가는 집터들이 버려지고 없어지는 아쉬움이 있다. 농촌의 현실은 이렇다. 이뿐만이 아니고 노령화 되어가는 현실성에 비추어 보면 아쉽다. 문화 발전이 앞선다고 하지만 긴 뿌리의 맥은 농촌에 시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농촌은 1차 산업일뿐만 아니라 어머니 아버지의 보금자리인 것이다.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된 1차 산업이 고향의 어머니 아버지의 삶이 반추되어 온 것이다. 농촌은 이 나라의 바람막이 둑이고 기틀이다는 것을 실감나게 말하고 싶다.

농촌에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해 보자. 그대로가 자연이고 풍경이다. 자연그대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면 충분하다. 물론 누구나 색깔은 푸르름이라고 할 것이다. 가장 귀하고도 보배로운 것을 우리 농촌에서는 그림으로 색칠로 일구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그 속에 진귀한 희망의 산실이라는 진실을 우리 농촌은 보여주고 만들어 주는 것이다.

농촌에 땀의 진실성을 참맛으로 맛들어 보는 의미 부여를 받고 살아보자. 길가에 자라는 풀 한포기 야생 들국화 한 송이도 눈여겨 보자. 농촌의 흙을 사랑하고 이마에 나오는 땀을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농심을 우리 농촌에 영글게 하자. 훗날 후손들이 그 땀의 진정성을 부여받게 만들어야 한다. 부유한 농촌, 살맛나는 농촌, 신바람 나는 농촌, 꿈이 아니고 이루어 지는 현실적이 되게 해 보자. 농촌은 언제나 터전이 되어야 한다. 한 나라의 밑거림이 되어져 왔고 계속 우리 나라의 미래 지향성이 될 풍요로운 농촌이 펼쳐질 다음 세기 22세기를 다시 그려보는 자유로운 세상속에 하나의 주체가 되어보자.

농촌으로 달려가고 먼 경주를 하는 출발선에서 길고도 먼 그 길을 헤쳐 나가는 지혜로운 일꾼이 되어보자. 무거운 지게가 아니라 인생의 여유로운 지게를 메고 살아보자. 우리 농촌 휘날리는 시대를 만들기 위해 동참으로 발걸음 해보자. 소박한 그 맛, 신바람의 어깨춤이 농촌이다.
 
김동규 함안 삼칠농협 과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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