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2020-08-05     경남일보

김대석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하동사무소장)

아침에 일어나 몽롱한 상태에서 시원한 냉수 한 잔을 마시고 우두커니 앉아있으니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두 마리가 하품을 하며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문득, 고양이들은 행복할까? 다소 어이없는 생각이었지만, 다시 생각을 스치고 지나가 중년의 나이를 지나고 있는 나는 과연 행복한 것일까?

주변사람들은 행복에 대해 “삶을 살아가는 이유이고 삶의 원동력이다!” “먹고 퍼질러 자는 일이다” “아무 걱정 없이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것이다” 등으로 화답한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이고 지혜와 도덕을 추구할 때 참된 행복이 올 뿐만 아니라 그것이 아르케(본질, 신의 섭리)를 찾는 길이다”라고 했다.

자녀양육과 직장과 사회활동 등 정신없이 세상을 살다가 중년이라는 시기가 오면 자기라는 존재는 사라지고 가족이나 직장 등 다른 사람을 위한 역할만 존재하여 자아를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다. 드라마에서의 주인공은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사표를 내고 혼자 멀리 떠나는 멋진 모습을 보기기도 하지만 그것은 드라마의 한 장면에 불과할 뿐 현실은 다르다.

행복이란 목적이 아니라 지금 현재 스치고 지나가는 감정이다. 정작 인간은 행복을 목표로 하지만 행복이 무엇인지 모른다. 연봉이 오르면, 자녀가 직장을 구하면, 아프지 않으면, 로또가 당첨되면, 직장에서 승진을 하면 과연 행복한 것일까.

누군가 말한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 것이다”라는 이 말 속에 어쩌면 행복에 관한 단순한 진리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가진 것으로도 행복을 누리는 법은 무엇이 있을까? 행복이라는 감정은 먼 미래에 생각한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생각으로 찾아와 생각으로 스치고 지나가는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끝도 없는 행복이라는 욕망을 쫓아서 가지 말고 나의 정신을 행복이라는 좋은 곳에 데리고 가보자. ‘삶이 너무 힘들고 괴로워’ 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우선 지친 몸을 향긋한 차 한 잔과 음악 속에 맡기면 된다.

쫓아 가면 한걸음 더 멀리 달아나는 행복을 잡으려 하지말고, 휴대폰은 잠시 책상서랍에 두고 그냥 평소에 가보지 않은 장소를 걸으면서 행복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행복을 찾기 위해 극단적인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지금 즉시 자신의 행복에 스스로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여유가 더 중요하다.

김대석/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하동사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