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피해 문화재도 예외없어

산청향교 등 6건 피해 접수 박덕규 미술관 작품 침수

2020-08-09     박성민

기록적인 폭우로 경남지역이 큰피해를 입은 가운데 진주의 소중한 예술작품에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진주 박덕규 미술관이 이번 비로 1m 이상 물에 잠기면서 작품 5000여 점과 다양한 유물들이 피해를 입었다.
박덕규 미술관은 지난 1998년 폐교된 진주 내동면 삼계리 내동 초등학교를 박덕규(87)화가가 작업실 겸 미술관으로 개조한 것으로 5000여 점의 작품과 화가의 역사가 담겨져 있다.
박 화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데 오후 8시 30분까지는 괜찮았다가 경찰이 문을 두드려서 나갔을 때 그제서야 물이 미술관을 덮치는 것을 알게됐다”며 “남강댐이 갑자기 수문을 열어 침수된 것같다. 너무나 안타까운 심정이다. 작품을 한 점도 팔지 않고 개인의 역사로 간직하고 있는데 어떻해 해야 하나하는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한 8일 당시 상황은 급박했다.
진주 내동면 이장이 많은 비에 박덕규 화가에게 연락을 했으나 받지 않자 119구급대와 경찰에 연락했다.
연락을 받은 경찰과 구급대는 이날 오후 9시 30분께 박 화가를 구출했다. 하지만 평생 작업해온 작품은 이미 물에 담겨버린 상황. 단 한점도 손대지 못하고 몸만 빠져 나왔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주에도 비가 예보되어 있는데 짐을 빼내서 청소를 하고 방역을 진행하는 것이 급선무다”며 “진주미협 등 전문가들과 함께 미술 작품을 옮기고 정리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수자원공사와 진주시청 문화예술과 관계자들도 미술관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펌프와 컨테이너 등 활용해 복구작업을 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했다.


한편 이번 비로 도내 문화재 6건의 피해사례가 집계됐다. 합천에서는 유형문화재 제256호인 해인사 대적광전 기와가 피해를 입었고 산청에서는 산청향교(유형문화재 제224호),율곡사 대웅전(보물 제374호)등이 담장과 석축이 무너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창녕에서는 술정리 하씨 고택(민속문화재 제10호)와 삼성암 목조관음보살좌상(유형문화재 제414호)가 담장과 석축이 붕괴됐고 의령에서는 의령 탐진안씨 문중 정려각(문화재자료 제651호)기와가 파손됐다.


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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