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비야, 비야 제발 그만와라

2020-08-11     경남일보
한반도를 기습, 하염없이 내리는 비가 그야말로 역대급 장마다. 지난 6월 24일부터 시작된 올해 장마는 공식적으로는 지난달 31일까지 38일로 집계됐다. 기상청 공식 기록이다. 하지만 올해 장마는 현재 진행형으로 언제 끝날지 모른다. 8월 우기를 포함하면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울수도 있겠다. 남부지방 역대 최장 장마 기록은 2013년으로 6월 18일에 시작해 8월2일까지 46일간이다.

▶‘무심한 하늘’이 구멍이 뚫렸는지 지역에 따라 10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진 장맛비에 전국이 많은 피해를 입어 쑥대밭이 됐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가옥침수, 농작물피해, 산사태, 도로유실, 제방·축대붕괴, 낙석사고 등 잇따른 피해가 속출했다.

▶계속되는 비로 복구는 거북이걸음이다. 도로만 간신히 연결했을 뿐, 집과 농경지 등에는 아직 수마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물 먹은 가재도구가 녹슬고 썩는데, 야속한 비가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다. 순식간에 밀려든 수마에 ‘망연자실’하다.

▶지난 6개월여 동안 코로나19 사태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국민들의 마음을 수마까지 할퀴자 하늘이 원망스러울 정도이다. 기상청조차도 예측을 제대로 못하는 집중호우의 ‘물 폭탄’으로 변한 장마의 계속은 기후위기의 또 다른 경고다. 재난은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도 많다. 이젠 우기 때는 집중호우가 계속 될 것 같아 선제 대응 중요하다. 제발 비야, 비야 이젠 그만와라.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