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치산치수(治山治水)

2020-08-13     경남일보
정영효 논설위원
 
 
올해는 장마가 유난히 길다. 예년에 비해 집중호우도 더 잦다.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막대하다.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는 물론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택 파괴, 농경지 침수, 도로 유실 등 재산상 피해도 엄청나다. 피해규모도 갈수록 기하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로 인해 전국이 시름에 잠겨 있다.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 2011년 보다 더 크게 날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올해는 유달리 산사태에 의한 피해가 크다. 이번 재난이 시간당 수십㎜에 달하는 폭우가 이어지면서 발생한 자연재해 탓이라고 치부할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는 피해 규모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이번 수해는 자연재해에 치산치수 정책 부재, 잘못된 정부 정책까지 겹쳐서 초래된 ‘인재성’ 재난이라는 지적이다. 산사태나 토사 유출에 따른 피해가 줄을 이었다. 산비탈에 무분별하게 설치한 태양광 시설이 피해 규모를 더 키웠다는 것이다. 연례행사 처럼 수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수해의 댓가는 언제나 나랏님이 아닌 국민이 고스란히 치렀다.

▶예로부터 나라경영의 기본은 치산치수에 있었다. 산을 다스리고 물을 지배하는 일이 치자(治者)의 근본 도리요 나랏님의 첫 번째 덕목이었다. 그렇지만 우리의 역대 나랏님들에게는 치산치수사업이 항상 뒷전이었다. 그리고 수해가 발생하면 수해현장을 찾아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했었다. 오늘도 수해현장을 찾은 나랏님들은 같은 말을 또 반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