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끄러운 도의회가 되지마라

2020-08-24     경남일보
경남도의회의 추태가 점입가경이다.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두고 초래된 도의회 파행 사태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갈수록 더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도의회 신뢰도와 위상은 추락할대로 추락됐다. 내분과 대립으로 인해 의회기능은 사실상 중단된 채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자 도민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역대 도의회 중에서 가장 부끄러운 도의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도의회를 만드는 일등공신(?)은 민주당이다.

경남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단이 지난 21일 도의회 의장직, 제1부의장직 사퇴촉구결의안과 의장 및 제1부의장 불신임안을 처리하기 위해 제379회 임시회 소집요구했다. 민주당이 지난 20일 본회의에 상정된 김하용 의장 불신임안이 의결 재적수 미달로 투표가 무산된 다음날 의장·제1부의장 불신임안을 또다시 제출한 것이다. 의장 불신임안 투표 무산의 원인을 민주당이 스스로 제공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요구했던 기명투표가 아닌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려고 하자 이에 반발하면서 본회의장을 퇴장하면서 본회의가 파행된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에서 또 의장·부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한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다음 임시회에서도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 이럴 경우 또 퇴장해 투표를 무산시키고, 또다시 의장·제1부의장 불신임안을 내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읽혀진다. 의장·제1부의장 사퇴 내지는 불신임안이 통과될 때까지 도의회를 파행시키겠다는 오만함도 느껴진다. 민주당이 무기명투표를 했을 경우 불신임안은 부결될 것이라는 스스로도 알고 있다. 지도력 부재에 따른 내분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명투표를 고집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더 이상 도의회를 파행시켜서는 안된다. 지금 경남은 집중호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으며, 경남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수해에 코로나까지 겹친 위급한 상황이다. 그 어느 때 보다 도의회가 해야 할 역할이 큰 시기이다. 도민에게 부끄러운 도의회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