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추석이 두려운 중·하위 50%

2020-08-25     경남일보
수확, 풍요의 상징인 올 추석을 앞두고 서민들은 벌써부터 ‘부담·절망’의 명절이 될 것 같다며 걱정이다. 코로나19·수해로 팍팍해진 삶에 서민들의 입에서는 “올 추석은 차라리 오지 않으면 좋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생각지도 못한 감염병의 지속, ‘물 폭탄’ 수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댐 하류 수재민들에게 올 추석은 그 어느 때보다 침울할 수밖에 없다.

▶54일간의 긴 장마로 배추·무를 비롯, 채소값 폭등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부들이 장보러 나갈 엄두를 못낼 지경이다. 마늘·대파·애호박·부추 등이 대부분 지난해 배 수준이라 가히 ‘채소값 대란’이라 할 만한 상황이다.

▶전국이 코로나로 초비상 중에 추석 민족 대이동이 대확산의 기로가 될까 긴장감이 가득하다.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3단계로 격상 된다면 거리는 텅 비고, 사람 만나기도 어렵고 최소한의 생활만 영위할 수 있다. 10인 이상 모임 금지는 물론 고·중위험시설 운영 중단, 학교 휴업 및 원격수업 전환, 경제활동 올스톱, 재택근무 등 사회·경제적 충격파는 상당할 것이다.

▶‘방역 모범국’란 자만심에 취해 있는 중에 코로나에 호되게 역습당한 꼴이 됐다. ‘하늘이 원망스럽다’는 게 딱 이런 심정 아니겠는가. 서민들은 2차 재난지원금이 없으면 조만간 입에 풀칠도 못 하겠다며 다가올 추석이 두렵다는 것이 한결 같은 얘기다. “IMF 외환위기 때와 금융위기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 한탄이 나온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