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에 대하여

강동규 (함안 삼칠농협 과장)

2020-09-10     경남일보
오늘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어제는 무엇을 했던가. 그럼 내일은? 매일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면서 현재의 시점을 기준으로 하루를 설계하고 디자인 하는 게 인생살이의 시발점이 된다.

과거 현재 미래 중 ‘현재’가 가장 중요하고 가치있는 것이 되는 것이라 여기고 싶다. 먼저 계획을 세우고 검토하고 결론을 내고 나서 일상적인 일들을 하나 둘 맞추어 한 걸음 한 걸음 추진한다. 일련의 과정은 이후에 ‘기다림과 기대’로 남는다.

기다림이 있기에 현실을 직시하고 이겨내고 견뎌내는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겪은 후 결과는 아름다움으로 남는다.

참고 또 참는 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길고 긴 기다림의 다음에는 반드시 밝은 내일이 온다.

우리는 항상 고민과 걱정을 하면서 세상을 살고 있다. 연이어 다가왔다가 사라지는 태풍, 올해는 불과 한달만에 바비, 마이삭, 하이선이 경남을 비롯해 남부지방을 휩쓸고 지나갔다. 아직도 확산을 막지못하고 있는 코로나19도 그렇다. 우리 삶에 너무나 힘든 일이 계속되고 있다. 수재민과 환자들의 고통과 아픔이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아픔도 반드시 건너야 할 강이다.

시련을 겪으면서도 우리 모두 동반자가 되어 함께 이겨내야하는 엄연한 현실이다.

그 속에 우리는 기다림을 생각하면서 지금 삶을 개척해야한다. 오늘 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꿔야한다. 결코 지쳐서도 안 된다.

기다림을 위해, 어떠한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무엇인가 일이 생긴다기 보다는, 할까말까 망설이는 데서 더 많은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면서 오래 생각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반드시 어떻게 하겠다는 결심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미리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매일 만나는 사이보다 가끔씩 만나는 사람이 좋다. 기다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후일에는 더 나은 미래가 다가 올 것을 기다리는 것이다. 돌아올 사랑이라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생각해 본다. 다시 탄생할 그리움을 위한 것 아직 채 벌어지지 않은 석류알처럼 풋풋한 사랑이 기다림 속에서 익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보지 못하는 것일지라도 다시 돌아올 ‘기다림’이라는 연분홍빛 같은 사랑이 있기 때문에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이리라 생각해본다.
 
강동규/함안 삼칠농협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