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상카메라가 세상을 보는 법

대구미술관 ‘새로운 연대展’ 장용근 사진작가 ‘37.5℃’ 전시

2020-09-21     황보연수 청년기자
지난 6월 13일부터 9월 13일까지 대구미술관에 마련된 ‘새로운 연대전(展)’.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의 위기를 극복한 시민과 의료진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달하기 위한 전시회다.

작가 12명이 연대한 이번 전시회는 일상의 가치와 자유, 개인과 공동체적 삶의 의미를 조명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장용근 사진작가는 열화상카메라로 나뉘는 ‘정상’과 ‘비상성’의 경계를 절묘히 표현했다.

‘37.5℃’는 장 작가의 대표작이다. 열화상카메라가 코로나로 의심되는 사람을 분류하는 찰나를 담았다. 열감으로 정상과 비정상이 구분되는 군중속에서 익명성을 드러낸다.

붉은색과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이 어우러지는 열감은 마치 회화를 보는 듯 하다.

작가의 사진은 그저 평범했던 일상의 색상이 ‘불안’과 ‘안도’로 나뉘게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작가는 코로나19 최전선인 대구 동산병원을 수 차례 방문해 사진으로 기록을 남았다.

그는 의료진의 모습을 담은 ‘간호사’ 시리즈도 전시했다.

간호사들은 방호복을 입고 덤덤히 서 있다. 자칫 평온한 모습이지만 십분 남짓한 교대시간에 방호복을 입어야 하는 치열함이 엿보인다.

장 작가는 “예술 그대로의 사진이 아닌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 숨 쉬는 사진을 찍는다”며 “예술과 사회를 구분해서 생각하지 않고 사회 속의 예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진작가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계획성 있게 지내기 어렵게 됐다”며 “코로나 이후 변화될 사회에 발맞춰 사진 또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보연수 청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