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에 애달픈 비대면 한가위

2020-09-29     경남일보
올 추석은 코로나19 재확산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예년은 오늘 오후부터 민족대이동이 시작됐지만 이번 추석은 정부·지자체가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풍속도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성묘와 부모님 안부인사가 대표적이다. 단체 성묘나 단체 차례상, 친지방문 등의 정겨운 모습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국·공립 장사시설도 온라인 성묘 권장 등 비대면을 강조한다. 실제 경남의 각 지자체들은 “며늘아기야~이번 추석에는 눈치 보지 말고 안와도 돼”라고 부모님들이 먼저 자녀들에게 전화해 달라며 거리두기 2단계 실천에 나섰다.

역병 창궐 등 중대한 고비 때 마다 하나 된 국민성으로 여기까지 버텨왔다. 지금 무너지면 그간의 노력이 너무 아깝다. 고향 부모가 도시에 사는 자녀에게 찾아가는 역귀성을 막는 ‘이동멈춤 운동’을 펴고 있다. 방역당국은 추석에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강하게 권고했다.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는 민족 대이동은 집단감염 전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은 사실상 국가 방역체계의 최대 시험대다. 이동량이 많아지게 되면 사람간 거리는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그간 견고하게 구축해놓은 전국 방역망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부모와 가족·친지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가능한 한 이동을 자제하는 것이 마땅하다. 가족들이 만나 음식을 먹고 정다운 얘기가 오갈 경우 코로나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코로나와 잇단 태풍으로 한숨만 지었던 제주도 등 관광지 상인들은 5일간의 추석 연휴 기간에 반짝 특수를 누릴 수 있어 ‘추캉스(추석+바캉스)’족이 반가울 수 있다. 단풍철을 맞아 강원 지역의 주요 숙박시설도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다. 귀성 대신 여행객이 늘어나는 일종의 ‘풍선효과’인데, 다중이용시설에서 불특정 다수가 밀집할 때 위험도는 오히려 더 높아지게 된다. 귀성도 반짝 휴가도 달갑지 않은 애달픈 비대면 한가위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