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주 삼가한우소리 오윤탁 대표

“情을 나누면 모두가 행복해집니다”

2020-09-29     정희성

 

진주시 상봉동에 위치한 삼가한우소리 식당은 동네 맛집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고기맛보다 더 유명한 것이 있다. 바로 오윤탁 대표(60)의 선행(善行)이다. 추석을 앞두고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지만 오윤탁 대표의 이웃사랑은 멈춤이 없다.

그는 지난 21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10㎏ 쌀 200포를 기부했다. 그가 2015년부터 6년간 기부한 쌀은 총 2500포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6000만 원이 넘는다. 적지 않은 액수다.

그는 매년 설과 추석이 되면 상봉동행정복지센터에 쌀을 기부하고 있다. 오윤탁 대표가 처음부터 쌀을 기부한 것은 아니다. 2009년 가게를 개업한 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다음해 상봉동행정복지센터를 찾아갔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뭔가 도움을 주고픈 마음에서였다.

그는 “손님들이 가게를 많이 찾아주기 때문에 돈을 벌었다. 그것을 혼자 다 가지고 싶지는 않았다. 이웃과 정을 나누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했다.

오윤탁 대표는 무료 점심봉사를 시작했다. 입소문이 나자 사람들이 몰려왔다. 공간이 부족해 가게 앞에 텐트를 치고 식사를 대접했다.

맛있는 음식 때문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오윤탁 대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인원이 찾아왔다.

오윤탁 대표는 “700~800명 정도가 찾아온 적도 있다. 그래서 고민을 했다. 점심을 드시러 오는 분들 중에는 형편이 어렵지 않은 분들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무료 점심을 중단했다. 그리고 정말로 어려운 이웃을 찾아 돕자는 생각으로 2015년부터 설과 추석에 쌀을 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무료 점심 봉사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독거노인 20여 명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또 2014년부터 아내가 졸업한 봉원초등학교에 매년 100만 원씩 장학금도 전달하고 있다.

오 대표는 식당에서 소고기 국밥 한 그릇을 뚝딱하고 비우는 어르신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또 장학금을 받은 학생의 부모들에게 걸려오는 전화도 너무나 반갑다고 했다.

올해 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19로 인해 오 대표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가게 문을 닫는 그날까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계속 봉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7월 오 대표의 아들도 판문동에 ‘한우소리’라는 식당을 오픈했다. 오 대표는 아들에게도 항상 베푸는 삶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아들과 지금 이 가게에서 7년 동안 같이 일을 하면서 봉사활동도 함께 했다. 최근 아들과 함께 판문동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복지담당 공무원과 의견을 나눴다”며 “힘들지만 우리가 조금 더 희생하고 나누면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다. 봉사는 아름답고 좋은 것이다. 코로나19로 많은 국민들이 힘들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주위를 둘러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