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명무실한 위원회 과감히 정리해야

2020-10-19     경남일보
지방자치단체 산하에 있는 각종 위원회의 운영 및 관리 부실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가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위원회가 많았으며, 심지어 설치된 후에 1년 동안 회의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위원회도 수두룩 했다. 이러한 상황은 경남 뿐만 아니라 전국의 지자체에서 나타났다. 더 심각한 것은 해마다 지적돼 왔음에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관행 처럼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에서는 업무 추진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을 듣거나, 주민 의사를 반영하는 등 업무에 자문을 구하기 위해 각종 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도내에도 경남도를 비롯한 18개 시·군에서 2090개에 달하는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위원회 중 지난 1년 동안 회의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위원회가 무려 499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 4개 중 1개가 이름만 걸어놓은 유명무실한 위원회였던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행정안전부가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에게 제출한 ‘2019년 지자체별 산하 위원회 운영 현황’ 자료에서 밝혀졌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이처럼 유명무실한 위원회가 산재해 있는데도 지난해 경남에서는 73개 위원회가 신설됐다는 점이다. 유명무실한 위원회는 물론 유사·중복되는 위원회를 그대로 둔 채 또 위원회를 신설한 것이다. 지자체에서의 위원회 운영 및 관리 부실 심각성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경남에서는 지난해 한햇동안 위원회 운영경비로 총 33억 7000여만원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1개 위원회가 평균 163만원의 운영경비를 사용한 셈이다. 위원회의 운영경비는 국민의 혈세다.

지자체 내 각종 위원회에 국민의 혈세가 헛되게 집행하거나 낭비되선 절대로 안된다. 그래서 위원회의 운영 및 관리를 수수방관하거나 방치해선 안된다. 회의 실적이 저조하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위원회를 정비하여 합리적인 위원회로 운영하는 개선책이 절실하다. 위원회의 부실 운영 및 관리는 지자체의 책임이다. 지금 당장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각종 유명무실한 위원회를 과감히 정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