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WTO총장 선출 막판 안간힘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 ‘유명희 지지’ 호소 EU 27개 ‘몰표’ 나이지리아로…한국 불리

2020-10-27     이홍구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서 유명희 후보 선출을 위해 막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최종 결과에 따라 문 대통령과 정부 외교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냉정한 성적표가 공개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번 WTO 사무총장 선출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는 문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거둘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 대통령은 27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통화를 하고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선거 결선에서 유명희 후보를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승부처로 여겼던 유럽연합(EU)이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도 예상대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면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힘들어지는 분위기다.

다만, 사무총장 선출이 WTO 회원국 과반의 지지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전체 회원국 합의를 끌어내는 과정이 남아있다. 유 후보가 불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문 대통령과 정부는 끝까지 유 후보 선출에 총력을 쏟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부터 약 25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유 후보는 통상 분야 전문성, 현직 통상장관으로서 구축한 네트워크, 정치적 리더십 등을 고루 갖춘 후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WTO 개혁 소그룹인 ‘오타와 그룹’에 함께 참여하는 캐나다가 WTO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최적임자인 유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WTO가 지난 19일부터 164개 회원국을 상대로 진행해온 차기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는 27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선호도 조사 결과가 27∼28일에 나오느냐는 질문에 “예정은 그렇지만 그때까지 결과가 도출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통상 WTO는 선호도 조사에서 지지도가 낮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하면서 회원국들이 한 명의 후보를 지지하도록 설득하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전략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