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이건 아니잖아요

2020-11-05     경남일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에 촉발된 갈등이 일파만파다. 장관과 총장 간 대립이 추 장관과 검사 간 대결로 비화되더니 이제는 여권·진보세력과 야권·보수세력 간 진영대결 양상으로 확대됐다. 평검사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아라’는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나라가 어수선하다

▶이같은 사태에서 2000년 모 방송사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개그 프로그램이 오버랩된다. 개그맨이 잘못된 일을 꼬집으며 ‘이건 아니잖아요’라며 질타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추 장관과 검찰 간 사태가 확전돼 대립하고 있는 일련의 행태 모두가 ‘이건 아니잖아요’다. 서로가 사생결단식으로 벌이는 행태 하나하나가 도를 넘어섰고,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다.

▶범죄혐의자의 말만을 믿고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추 장관의 행위도, 국감에서 ‘위법’이라는 윤 총장의 항변도 ‘이건 아니잖아요’다. 추 장관이 자신을 공개비판한 검사들을 ‘커밍아웃’이라며 개혁대상·적폐로 지목한 것은 더 더욱 ‘이건 아니잖아요’다. 여기에 동조하고, 심지어 커밍아웃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고 하는 여권 실세와 진보세력의 행위 역시 ‘이건 아니잖아요’다.

▶검사들이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도, 이를 옹호하는 야권과 보수세력의 행위도 ‘이건 아니잖아요’다. 모든 것이 검찰개혁을 빙자한 치졸한 권력싸움으로 비춰진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다 같이 잘못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은 ‘이건 아니잖아’하며 질타하고 있는 것이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