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정치인의 실언

이수기 (논설위원)

2020-11-10     경남일보
국회의원,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등 엄연히 나라를 책임지는 정치지도자들이라 말과 행동은 청소년과 학생들이 배우고 흉내 내는 모델이다. 정치의 본질은 말이기 때문에 경박한데 사상과 철학이 건전할 리 없다.

▶유감을 표했지만 국감에서 대통령비서실장이 법을 어겼다고 지난 광화문 집회 주최 측을 향해 “살인자, 도둑놈”, 또 일부장관은 “청부수사, 보선은 성인지학습, 의원님 꼭 살려달라 해보라” 등 품격이 없었다. 술자리서 오간 말이 아닌 국회 공식 발언이다. 현 정권 핵심부가 정부 비판 세력에 대해 갖고 있는 증오에 가까운 시각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최근 들어 국회의 국감에서 일부 국회의원,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등 정치지도자의 발언을 보면 민망하기 짝이 없어 부끄럽다. 말에도 언격(言格)이 있다. 격앙된 정치판의 언어라 해도 너무 품격이 없다. 감정 섞인 말은 해서는 안된다. 아직 인격 형성이 완성되지 않은 아들, 딸, 손자들이 듣고 배울까 겁난다.

▶“생각을 조심하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하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하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하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하라 운명이 된다” 격언도 있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구하지문(口禍之門)도 되고,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했다. 공인의 실언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간다. 궤변, 오만 등 말이 너무 거칠어 고상함이나 품위라곤 도통 찾아보기 어렵다. 공인은 말을 좀 가려서 하면 좋겠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