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남파랑길

2020-11-22     강동현
남해안을 아우르는 국내 최장 걷기길 ‘남파랑길’이 최근 개통돼 여행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남파랑길은 ‘남쪽(南)의 쪽빛(藍)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한국의 동서남북을 잇는 ‘코리아둘레길’의 남쪽 구간으로, 부산 오륙도에서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무려 1470㎞에 이른다.

▶남파랑길은 직선거리가 255㎞에 불과하다. 그러나 남해의 해안선이 워낙 꼬불꼬불한 데다 섬도 많아 실제 길이는 동해 해파랑길(750㎞)의 두 배에 달한다. 해파랑길이 동해의 거칠고 짙푸른 바다를 보며 걷는다면, 남파랑길은 다도해의 잔잔한 바다를 감상하며 걷는다. 제철 맞는 굴을 맛볼 수 있는 통영의 어항도 있고, 남해의 정겨운 포구마을, 한적한 해변도 만날 수 있다.

▶남해안의 23개 시·군을 지나며 모두 90개 코스로 나뉜 남파랑길은 없던 길을 새로 만든 건 아니다. 그리고 해변만 걷지 않고 숲길, 산길도 걷는다. 해변 길과 마을 길 등 기존에 있던 길을 조사해 걷기 좋고 매력적인 코스를 구성했다. 부산 갈맷길, 남해바래길 등 각 지역의 유명한 걷기 코스도 포개진다.

▶당국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비대면 관광지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아직은 개통 초기라 안내판, 화살표 등 표식이 촘촘히 돼 있진 않아 계속 보강할 계획이다. 남파랑길이 남해안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지역문화를 체험하는 체류형 여행지이자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가 되길 기대한다.

강동현·지역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