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회 정례회 첫날부터 갈등·파행

5분 발언 놓고 제상희 의원-사무국 갈등 채용 비리 의혹 조사 발의안 상정 불허에 민주당, 의장에 항의…본회의장서 퇴장

2020-11-23     정희성

진주시의회 정례회가 첫날부터 갈등과 파행으로 얼룩졌다.

진주시의회는 23일 의사일정 내내 갈등이 이어졌다. 갈등의 씨앗은 이번에도 진주시 공무직과 청원경찰 채용 비리의혹과 관련됐다.

민주당 제상희 의원은 이날 오전 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직 채용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무직 채용에 관한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제안하는 5분 발언을 하려고 했지만 접수를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제 의원은 “저의 5분 발언 내용이 ‘행정부의 사전 인사권의 적극적 개입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정당한 절차 없이 접수 거부 통보를 받았다. 이는 사전검열 행위”라며 “의회 사무국 의사계장이 의원의 5분 발언을 막는 행위는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로, 의사계장과 그 행위를 묵인한 의장을 규탄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의 파장은 이어진 전체의원 간담회로 연결됐다.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무소속 이현욱 의원은 제상희 의원의 기자회견을 문제 삼으며 의회사무국장에게 해명을 요청했다.

이에 박정숙 의회사무국장은 제상희 의원의 기자회견에 불만을 나타내며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박 국장은 “너무나 황당하다. 의회사무국의 역할은 의원들이 제출한 조례안이나 5분 발언이 규정에 맞는지 검토하고 의견을 전달하는 것인데 이것을 검열했다고 표현하며 직원을 규탄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5분 발언 내용인 ‘공무직 채용에 관한 조례 제정’은 지자체의 고유권한으로 조례를 발의해도 시에서 제안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 뿐”이라며 “의회사무국은 의원들을 정말 열심히 돕고 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실망스럽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박정숙 국장은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언쟁을 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 박철홍 의원은 의장과 부의장에게 민주당과 진보당이 함께 제출한 ‘진주시 공무직·청원경찰 채용 비리의혹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발의안’이 이번 정례회에 상정되지 않은 이유를 따져 물었고 박금자 부의장은 “그 사안은 현재 검찰 조사 중이며 지금은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민생을 챙길 때”라고 맞받아쳤다.

오전의 갈등은 결국 파행으로 치달았다.

오후에 열린 제1차 본회의에서 박철홍 의원은 ‘행정사무조사 발의안’ 상정 무산과 관련해 신상발언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상영 의장이 이를 불허하자 민주당 9명과 진보당 류재수 의원 등 10명이 이에 항의하며 본회의장을 빠져나갔고 결국 반쪽 의회로 남은 일정이 진행됐다. 이상영 의장은 “박철홍 의원의 신상발언의 요지는 발의안 상정 무산에 관한 것으로 이는 신상발언이 아닌 의사진행 발언임으로 불허했다”고 설명했다.

본회의장을 빠져 나간 민주당 의원들은 곧장 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의장의 결재거부로 발의안이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며 의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시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 감사 등이 시의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12월 3일에 열리는 제2차 본회의에도 상정이 되지 않을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제225회 진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는 23일부터 오는 12월 14일까지 열린다.

정희성기자